퇴계집 등 한국고전선집 5종 출간

2017.12.01. 조회수 1385

한국고전번역원이 '퇴계집'(退溪集) 등 한국고전선집 5종을 출간했다.

지난 2013년 정도전의 '삼봉집'과 이이의 '율곡집'을 시작으로 한국고전선집 7권을 간행한 고전번역원이 이번에 5권을 한꺼번에 선보인 것. 특히 '한국고전선집'은 한문을 잘 모르는 현대인이 옛 선비의 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집을 재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나온 5권은 '퇴계집'(退溪集), '성호집'(星湖集), '동춘당집'(同春堂集), '허백당시집'(虛白堂詩集), '순암집'(順菴集) 등이다.

‘퇴계집’은 퇴계 이황(1501~1570)의 글 중에서 그의 학문과 사상의 정수가 담긴 작품을 선별했다. 퇴계의 생애를 네 시기로 나누어 그의 삶을 조망하고, 사람됨의 학문을 추구한 이황의 학문 세계를 소개했다.

‘이슬 맺힌 아리따운 풀 물가를 두르고(露草夭夭繞水涯)
맑게 흐르는 작은 연못 티끌도 없어라(小塘淸活淨無沙)
구름 날고 새 지나는 것이야 으레 그렇지만(雲飛鳥過元相管)
때때로 지나는 제비 물결 일으킬까 두렵네(只怕時時燕蹴波,
‘들판의 연못(野池)’중에서’

'퇴계집'은 이광호 전 연세대 교수가 옮겼다.

성호 이익(1681~1763)은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남겼다. 그의 글은 사후 성호전집이라는 책으로 정리됐다. 그중에서 이익의 삶과 학문 세계를 살필 수 있는 핵심적인 작품을 선별, 성호집에 소개했다. 성호의 개혁론은 율곡 이이와 반계 유형원의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당시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 현실의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오랫동안 시행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성호는 제자 윤동규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평생에 남들이 알아주기를 구하지 않고 비방을 피하지 않고서, 오직 하나의 ‘시(是)’ 자만을 구했습니다.”라 한 바, 그의 개혁론도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구상되었을 터이다. 성호집은 최채기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사업본부장과 정영미 선임연구원이 함께 번역했다.

‘동춘당집’은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의 일생을 네 시기로 구분하고, 시기별로 그가 올린 상소문과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뽑았다. 이 글들을 통해 항상 국가의 공의를 염두했던 선비로서의 마음가짐과 왕가를 보익하고 충성을 다하려 했던 올곧은 신하로서의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 송준길에게서는 한 개인의 삶, 국가라는 가장 크고 중요한 공의(公義), 그리고 그 국가를 통해 연결된 하늘 및 백성을 별개의 것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어떠한 구분도 찾아보기 어렵다. 선을 실행시키려는 절대적 의지를 가진 하늘, 그 하늘의 명을 받아 자신의 몸과 정치에서 구체적으로 선을 실현해야 하는 군주, 그러한 군주를 보필하고 경계시켜 백성이, 더 나아가 만물이 하늘의 의지에 걸맞게 살아가고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사(士)가 함께 그려진 커다란 그림 속에 송준길 개인의 삶이 녹아 있다. 정태현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 명예 한학교수가 번역했다.

허백당 성현(1439~1504)은 해박한 식견과 독창적 문학론을 가졌고, 음률에도 밝았던 조선 전기의 문인이다. 그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문학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한시 작품을 선별, 허백당집에 소개했다.
성현의 문장은 기상이 웅대하고 내용이 풍부하며, 글을 꾸미려 애쓰지 않았다고 평가된다. 시는 형식미를 추구하는 율시보다 작자의 개성과 자연스러운 기상이 담긴 고시를 중시했다. 고시의 전범을 제시하기 위해 한위 시대부터 원나라 말기까지의 고시를 모은 『풍소궤범(風騷軌範)』을 편찬하고, 자신의 악부시(樂府詩)를 『풍아록(風雅錄)』으로 엮은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였다. 시는 부조리한 제도와 관리들의 수탈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생활상을 그려 낸 애민시, 중국 사행과 개인적인 유람 및 지방관으로서의 관내 순행 시 지은 기행시, 민속을 소재로 한 국속시(國俗詩), 고시에 대한 관심이 발현된 악부풍의 작품 등이 다수 남아 있다. 옮긴이는 고전번역교육원 조순희 교수다.

순암집은 순암 안정복(1712~1791)의 생애를 통해 그의 학문과 사상을 전체적으로 조망했다. 주자학과 퇴계학을 고수하려고 했던 보수적인 입장, 천주학을 이단이라 규정한 논리, 실용적인 학문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글들을 통해 그의 다채로운 사상을 만나 볼 수 있다. 고전번역교육원 이상하 교수가 옮겼다.

* 새전북신문의 기사를 옮겼습니다.
*새로 출간한 한국고전선집 5종은 고구마 앱에서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