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큼은 버릴 수 없는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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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엄윤숙
옮김
간행일 2017.08.31.

『책만큼은 버릴 수 없는 선비』는 조선 후기 문장가 청장관(靑莊館) 이덕무(李德懋, 1741~1793)가 쓴 글 중에서 삶의 지혜가 담긴 열다섯 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뽑아 소개한 책이다. 이덕무는 늘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느낀 점을 자신의 생각과 함께 꼼꼼히 기록하였다. 그가 남긴 기록들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소중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책만 보는 바보, 세상일을 기록하다

청장관 이덕무는 조선 후기 실학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폭넓은 독서를 통해 독창적인 글을 많이 남겼다. 박지원, 홍대용, 성대중 등 당시 뛰어난 문인들과 교류했고, 벗인 유득공, 박제가, 이서구와 함께 시집을 내어 중국에까지 이름을 떨쳤다.
이덕무는 스스로를 책만 보는 바보라는 뜻인 ‘간서치(看書痴)’라고 부를 만큼 독서를 좋아했다. 또 자신이 겪거나 주변에 들은 이야기들을 빠트리지 않고 기록해 두는 습관이 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그의 저서 중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와 「한죽당섭필(寒竹堂涉筆)」에서 뽑은 것들이다.
‘이목구심서’란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기록한 책이라는 뜻이다. 24세부터 26세까지 세 해 동안 기록한 내용들로, 사람과 사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감각적인 필치로 기록한 짧은 산문집이다. 「한죽당섭필」은 1783년 이덕무가 경상도 함양의 사근역 찰방으로 부임하였을 때 그 지방의 명승, 유적지, 풍속, 인물 세태 등에 대해서 기록해 놓은 책이다.

이덕무 선생님이 풀어 주는 이야기보따리


이 책에는 모두 15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과 동물이 등장한다.
평소에 엉덩이를 깨끗이 씻으며 자기 자신을 철저히 관리한 선비, 저울 속에 쇠구슬을 숨겨 물건 무게를 속인 장사꾼, 청개구리로 변한 은덩이, 새끼의 원수를 갚은 어미 원숭이, 은장도를 얻으려고 고기를 통째로 삼킨 사람, 꾀 많은 쥐와 족제비, 아버지 상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울면서 고기를 먹은 형제, 미리 조짐을 눈치 채고 화살을 새로 깎아 화를 막은 무사, 생각의 힘으로 도둑을 잡은 소년, 지(智)·인(仁)·의(義) 세 가지 덕목을 갖춘 족제비, 쓸데없이 흥정을 한 장사꾼과 손님, 돈 꾸러미 때문에 물에 빠진 사람, 가을이면 주둥이가 연꽃처럼 부푸는 모기, 책만큼은 버릴 수 없는 선비 등, 이덕무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을 기록하였고, 그 안에서 삶의 지혜와 자연의 이치를 발견했다.
엄윤숙 작가는 이덕무가 남긴 글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좀 더 쉬운 말로 바꾸고 친근한 어투로 풀이했다. 옛이야기를 익살스럽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장형선 작가의 삽화는 글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생각 더하기’와 함께 쉽게 읽는 고전

고전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현실의 문제들에 대해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이를 위해서는 고전을 번역하는 것뿐만 아니라, 번역을 알기 쉽게 풀이하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
엄윤숙 작가는 이덕무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생각 더하기’ 코너를 마련했다. 여기에서는 이덕무가 글을 통해 전달하려고 한 메시지를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했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은 이덕무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와 교훈이 지혜가 무엇인지, 또 자신의 삶 속에서 이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글|엄윤숙
우리 고전을 ‘지금’, ‘여기’의 시선으로 읽어내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고전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어린이를 위한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어린이를 위한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노트』, 『어린이를 위한 조선 지식인의 말하기 노트』 등이 있습니다.

• 그림|장형선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늦게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가 되길 꿈꾸며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아기자기한 표현과 따뜻한 감성의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린 책으로 『기록 문화의 보물, 승정원일기』, 별별홍보관 이야기책 등이 있으며, 여러 방송의 삽화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 감수|김성애
대학에서 사학을, 대학원에서 한문고전번역을 전공하고,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에서 한문을 공부했습니다.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문집총간 해제 편찬과 『대산집』, 『성호전집』, 『향산집』 등의 번역에 참여했습니다.

여는 글

이야기보따리
하나. 하얀 엉덩이 까만 엉덩이
둘. 물에 빠진 사람에게 흥정을 한 남자
셋. 저울 속에 쇠구슬을 숨긴 장사꾼
넷. 청개구리로 변한 은덩이
다섯. 새끼의 원수를 갚은 어미 원숭이
여섯. 은장도를 얻으려고 고기를 통째로 삼킨 사람
일곱. 꾀 많은 쥐와 족제비
여덟. 울면서 고기를 먹은 형제
아홉. 화살을 새로 깎아 위기를 넘긴 무사
열. 생각의 힘으로 도둑을 잡은 소년
열하나. 세 가지 덕목을 갖춘 족제비
열둘. 주인도 손님도 이로울 것 없는 흥정
열셋. 돈 꾸러미 때문에 물에 빠진 사람
열넷. 가을이면 연꽃처럼 부푸는 모기 주둥이
열다섯. 책만큼은 버릴 수 없는 선비

청장관 이덕무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