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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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혜원
옮김
간행일 2016.08.31.

<어린이 도서>

눈치 빠른 복남이, 평안도에서 암행어사의 마음을 움직이다.
조선 후기 문신 박내겸이 암행어사로 평안남도에 다녀와 쓴 󰡔서수일기󰡕를 새롭게 풀어낸 책이다. 먹을 것밖에 모르던 말썽꾸러기 소년 복남이가 암행어사를 따라 평안도에 가서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당시 사회 분위기와 암행어사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는 조선 순조 때 암행어사 박내겸이 쓴 《서수일기(西繡日記)》를 바탕으로 쓴 글이다. 《서수일기》는 평안도 암행어사 일기라는 뜻이다. 이 책은 《서수일기》에 한 번 등장하는 복남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먹을 것밖에 모르던 말썽꾸러기가 암행어사 박내겸을 따라 평안남도에 가서 활약하며 자신의 꿈을 찾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박내겸은 조선 순조 때인 1822년에 암행어사에 임명되었다. 박내겸은 그해 윤3월부터 7월까지 126일간 평안남도에 암행어사로 파견되어 각 지방을 돌며 백성들의 삶을 살피고 그 내용을 《서수일기》에 자세히 기록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임금을 대신하여 지방과 고을을 다스리는 수령들을 감독하기 위해 각 도에 암행어사를 내려보냈다. 박내겸이 암행어사로 파견될 당시 평안남도는 지나친 세금과 관리들의 횡포에 맞서 농민들이 반란을 일으킨 지 얼마 안 된 때인 데다 보릿고개까지 겹쳐, 민심이 매우 사납고 흉흉했다. 따라서 지방 관리뿐 아니라 서울에서 온 관리들에 대해서도 백성들의 불신이 컸던 상태였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암행어사가 되어 평안도에 간 박내겸은 신분이 발각될까 봐 항상 전전긍긍하며, 가짜 암행어사로 몰려 고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는 가운데서도 박내겸은 평안도 명승지를 기웃거리기도 하는 등 어수룩해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에 수십 리를 돌아다니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암행어사 박내겸은 백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기록하였다. 박내겸이 암행을 떠난 평안남도의 순박한 백성들은 끼니를 이을 수 없는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원님을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여겨 거역하지 못한다. 그런 백성들이 기댈 사람은 암행어사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박내겸은 주먹밥을 먹으며 하루에 몇백 리를 걷고 밤을 새워 가면서도 각 고을 수령의 잘잘못과 백성들의 사정, 효자와 열녀에 관해 꼼꼼히 기록한 것이다. 《서수일기》에는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안타까워하고 포악한 관리에 분노한 암행어사 박내겸의 활약상이 잘 나타나 있다.
복남이는 항상 배가 고픈 열세 살 소년이다. 어머니의 신줏단지를 실수로 깨뜨리고 겁을 먹은 복남이는 암행어사를 따라간다는 작은아버지의 말을 엿듣고 몰래 그의 뒤를 밟아 따라간다. 그리고 결국 암행어사 박내겸의 하인으로 평안남도로 함께 길을 떠나게 된다.
박내겸 일행은 윤3월 21일 한양을 출발하여 경기도, 황해도를 거쳐 평안남도의 성천에 도착한다. 그 후 가창, 맹산, 개천, 순천, 증산, 함종, 순안 고을을 돌며 민심을 두루 살피는데, 공부하다 미친 선비, 진휼미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 환곡을 갚지 못해 도망치는 농민, 백성을 가혹하게 쥐어짜는 관리, 백성을 걱정하느라 건강을 잃을 만큼 고을 일에 힘쓰는 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처음에 박내겸은 나이가 어린 복남이를 마뜩잖아 하지만, 복남이는 4개월 동안 평안남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사건을 경험하면서 점차 성장해 간다. 친구의 인절미를 빼앗아 먹을 정도로 먹을 것밖에 모르던 복남이가 관아에서 얻은 죽을 배고픈 사람에게 양보하기도 하고, 가짜 어사로 몰려 신분이 탄로 날 위기에 놓인 박내겸을 기지를 발휘해 구해 내기도 한다. 또 순안 고을에서는 도망친 형방을 찾아내어 체포하기도 하는 등 맹활약을 펼친다.
그리고 드디어 순안에서 복남이는 역졸들을 따라 목이 터져라 첫 암행어사 출또를 외친다. 꽉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가슴 벅찬 경험을 한 뒤 복남이는 무관이 되고자 하는 꿈을 품고 집으로 돌아온다. 《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에는 이러한 복남이의 성장 과정이 박내겸의 암행 여정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잘 그려져 있다.
또한 《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에는 박내겸이 암행어사로 임명되는 장면부터 암행어사 출또 후 임금께 올릴 보고서를 작성하기까지 암행어사의 임무와 역할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암행어사 박내겸은 4개월에 거쳐 평안남도를 두루 돌며 민심을 살피고 출또 후에는 수령들의 잘잘못을 따지고, 한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임금께 올릴 서계와 별단을 작성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가지 역사 정보를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고전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정의를 일깨워 준다.《암행어사를 따라간 복남이》를 지은 정혜원 작가는 정의가 사라져 혼란스러운 오늘날, 어린이들이 고전의 텃밭에서 캐낸 알토란 같은 진짜 이야기를 통해 정의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나약할 때도 있긴 하지만 백성들의 고통에는 함께 슬퍼할 줄 알고, 욕심 많고 포악한 관리들에게는 분노할 줄 알았던 암행어사 박내겸과 복남이를 많이 응원해 주기 바란다.
피폐한 평안남도 백성들의 고단한 모습과 이를 안타까워하고 때로 분노하기도 하는 암행어사 박내겸과 복남이의 모습은 이경화 그림 작가가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다.

• 저자|정혜원
우리 소리와 고전을 사랑하는 어린이책 작가입니다. 《판소리 소리판》으로 ‘우리교육 어린이책 작가상’ 기획 부문 대상, 《매 맞으러 간 아빠》로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우리 역사에 뿌리내린 외국인들》로 ‘국경을 넘는 어린이・청소년 역사책’ 대상을 받았습니다. 쓴 책으로는 《꿈꾸는 도서관》, 《무덤이 들썩들썩 귀신이 곡할 노릇》, 《백곡 선생과 저승 도서관》, 《어린 이산과 천자문의 비밀》, 《궁금쟁이 김 선비 우리 문화재에 쏙 빠졌네!》, 《개와 고양이의 구슬 다툼》, 《북촌 김 선비 가족의 사계절 글쓰기》, 《나를 찾아 떠나는 우리 신화 여행》 등이 있습니다.

• 그림|이경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독일에서 공부하며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림 전시회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면서 아동・청소년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나는 수요일의 소녀입니다》, 《고전, 사랑을 그리다》, 《당당해질 거야》, 《나쁜 엄마》, 《우주비행사 동주》 외에 여러 권이 있습니다.

• 감수|김경희
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고전번역교육원에서 한문을 공부하였습니다.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의 번역에 참여하였습니다.

작가의 말
『서수일기』란?
임금의 눈과 귀가 되어
깨진 신줏단지
홍제원에 모이다
가자, 평안도로
벼슬아치는 한통속
굶주린 백성들
마패와 지남철
의심스러운 눈초리
공부하다 미친 사람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
흉흉한 민심
눈치 빠른 기생
글 팔아먹은 죄
원님은 백성의 부모
진짜 어사 잡는 가짜 어사
친구를 보고 놀라다
곡식 창고 소동
계속되는 봉변
성천 고을의 어진 수령
주인 잃은 밥상
잘한 수령과 못한 수령
암행어사 출또요
서계와 별단
암행어사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