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집(대쪽처럼 곧게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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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상헌
옮김 정선용
간행일 2016.08.31.

<한국고전선집>

청음, 대쪽 같은 절개로 청나라에 저항하다.
절의를 지켜 후인들의 존경과 흠모를 받은 청음 김상헌의 작품을 시기별로 엮어 작품을 통해 그의 삶을 따라가 볼 수 있도록 쓴 평전 성격의 책이다. 중국에서도 칭송받을 정도로 뛰어났던 시 작품과 주화파 못지않은 현실 감각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산문들을 통해 그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다.

조선 후기 학자 이덕무(李德懋)는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인물을 들면서 덕(德)으로는 퇴계(退溪) 이황(李滉), 전략(戰略)으로는 충무공 이순신, 절의로는 청음 김상헌을 꼽았다. 청음은 어떠한 삶을 살고 어떻게 절의를 지켰기에 후인들에게 이처럼 존경과 흠모를 받았던 것일까?
인조 14년(1636)에 병자호란이 일어났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40년도 채 안 되어 일어난 이 전쟁에서 조선은 월등한 군사력을 가진 청나라 군대의 공세에 두 달도 버티지 못하고 패배했다. 이 패배로 인조는 청나라 태종 앞에 나아가 굴욕적인 맹약(盟約)을 맺고 신하가 되었다. 이때 항복을 반대하고 결사 항전을 주장했던 척화파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청음 김상헌이다.
척화파라 하면 흔히 명분에만 집착하고 현실을 도외시하여 나라를 위험에 빠뜨린 답답한 인물을 떠올린다. 척화파가 사대주의·중화주의라는 명분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보면 완전히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다만 척화파가 모두 명분만을 중시하고 현실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김상헌은 화친을 주장한 주화파 못지않게 현실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김상헌과 주화파의 차이는 현실 인식이 아니라 현실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었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피상적이고 단편적이기 쉽다. 그러나 어떤 인물의 두드러진 면만 부각시켜 보아서는 그의 전체 면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김상헌 같은 경우도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지은 시가 중국 전역에 널리 알려져 칭송을 받고 시 선집에 수록될 정도로 뛰어난 시인이었다. 그러나 척화파, 사대주의, 항전 주장 등 몇 개의 키워드에 가려져 오늘날 김상헌을 시인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상헌의 문집 《청음집》에는 김상헌과 그의 시대를 고스란히 담아 낸 방대한 양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청음집》을 통해 우리는 피상적, 단편적으로 이해했던 그의 인물 면모와 당시 역사 현장을 좀 더 구체적,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구체적인 상황은 달라도 역사의 길 위에서 비슷한 양상은 늘 반복된다. 과거 역사 속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처리했던 과정들을 통해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김상헌(金尙憲, 1570~1652)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다. 본관은 안동, 자는 숙도(叔度), 호는 청음(淸陰)·석실산인(石室山人)·서간노인(西磵老人)이며,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척화파의 영수로서 병자호란 때 항복을 반대하고 항전을 주장하였다. 전쟁이 끝난 뒤 청나라가 명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출병을 요구하자 반대하는 소를 올렸다가 중국 심양으로 압송되었다. 옥에 갇혀 지내는 동안 갖은 위협을 받으면서도 절개를 굽히지 않다가 6년 뒤에 풀려나 귀국하였다. 명나라를 숭상하고 청나라를 배척하는 숭명배청(崇明排淸)의 상징적 인물로서 조선 후기 북벌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역자|정선용
충남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민족문화추진회 부설 국역연수원을 졸업하였다.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해동역사》,《백제사자료집》,《대암집》,《잠곡유고》,《학봉전집》,《지산집》,《사계전서》,《우복집》,《청음집》,《삼탄집》, 《동명집》 외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 감수자|조경구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대학원에서 기록관리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문으로 된 고전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문에게 말 걸기》,《선비들과 보내는 하루》,《생각, 세 번》,《1등 했는데 왜 훌륭한 사람이 아니에요?》,《아하! 자연에서 찾은 비밀》 등이 있다.

한국고전선집을 펴내며
김상헌은 누구인가
제1장 땅끝으로 떠돌다
제2장 석실로 돌아가다
제3장 다시 조정으로 나아가다
제4장 문명(文名)을 드날리다
제5장 나랏일에 온 마음을 다하다
제6장 국서(國書)를 찢고 통곡하다
제7장 대절(大節)을 빛내다
제8장 감옥에서 고초를 겪다
제9장 정적(政敵)과 화해하다
제10장 대로(大老)로 존숭받다
제11장 별이 되어 빛나다
연보